top of page

비트코인 암호 해독

Writer: Ryan
Ryan
4 days ago
6 min read


더 많은 큐비트보다 AI가 먼저앞당길 수도 있습니다

Harvard·Anthropic·QuEra의 연구에서 IonQ의 26일 설계도와 양자보안까지

RyanLab  |  미래기술 투자연구소  |  2026년 10월 16일





삽화  AI의 회로 설계와 양자 하드웨어 그리고 보안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AI가 양자컴퓨터의 계산법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2026년 10월 15일, Harvard·Anthropic·QuEra Computing 소속 연구진이 흥미로운 논문을 공개했습니다. 제목은 「Discovering State-of-the-Art Quantum Circuits with Large Language Models」. 대규모 언어모델을 이용해 더 효율적인 양자회로를 찾아냈다는 연구입니다. 아직 arXiv에 공개된 사전논문이지만, 질문 자체가 눈길을 끕니다. [1]


양자컴퓨터를 더 크게 만드는 대신, 양자컴퓨터가 해야 할 일을 줄일 수는 없을까요?


이번 연구는 실제 암호 해독 실험이 아닙니다. 그러나 AI가 계산 과정을 다시 설계할 수 있다면, 양자보안을 준비할 때 하드웨어 발전뿐 아니라 알고리즘의 변화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기계를 늘리는 대신 생산공정을 바꾸는 AI



이 차이를 공장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생산량을 늘리려면 기계를 더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생산공정을 분석해 불필요한 작업을 없애고, 같은 작업을 반복하지 않도록 바꾸는 방법도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도 비슷합니다. 큐비트를 늘리는 것이 하드웨어의 발전이라면, 같은 계산을 더 적은 단계로 끝내는 것은 알고리즘과 회로 설계의 발전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Claude가 그 공정설계자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연구진은 회로가 해야 할 일을 설명하고, 별도의 평가 프로그램으로 정확성과 자원 사용량을 검사했습니다. Claude는 설계하고, 평가받고, 다시 고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8개 과제 중 7개에서 비교 대상보다 Toffoli 게이트와 큐비트 수를 모두 줄였습니다. Toffoli 게이트는 여기서 비용이 큰 기본 계산 단계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1][2]




인포그래픽 1  AI 회로 최적화의 반복 과정  |  출처 [1][2]




계산기록을 전부 저장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양자회로에서는 계산 중 생긴 임시정보를 일반 컴퓨터처럼 마음대로 지울 수 없습니다. 다른 계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Claude가 발견한 중요한 아이디어는 계산 경로를 모두 기록하지 않고, 현재 상태에서 과거의 경로를 복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갈림길마다 이동기록을 남기는 대신, 도착한 위치에 남아 있는 단서로 지나온 길을 알아내는 셈입니다.


이런 개선을 통해 DQI에 들어가는 특정 디코더의 Toffoli 게이트 수는 약 12분의 1로 줄었습니다. 다만 일부 설계는 매우 드문 입력에서 실패를 허용합니다. 실제 하드웨어에서의 암호 해독이 아니라 회로 설계와 검증의 성과입니다. [1]




한 달 전 IonQ가 제시했던 약 2만 큐비트와 26일



이 연구를 보면서 저는 지난 9월 IonQ가 발표한 논문을 떠올렸습니다. IonQ는 9월 8일, 비트코인의 전자서명에 사용되는 타원곡선 secp256k1을 대상으로 양자 공격에 필요한 자원을 추정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3][4]


항목

IonQ의 설계 및 추정치

물리 큐비트

19,397개

논리 큐비트

1,457개

전체 Toffoli 게이트

약 39M개

실행시간

한 차례 시도에 약 25.7일

성공확률

엄격한 하한 40.7% / 일반적 수학 가정 적용 시 약 63.3%

여기서 중요한 것은 26일이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또한 이 계산을 실행할 수 있는 완성된 장비가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IonQ는 지갑이나 실제 네트워크를 공격하지 않았고, 연구가 아키텍처 설계와 자원 추정임을 명시했습니다. [4]


그래도 의미는 있습니다. 막연히 양자컴퓨터가 언젠가 암호를 깰 수 있다는 이야기에서, 어떤 장비와 오류보정 구조가 필요하고 얼마나 오래 실행해야 하는지를 따지는 구체적인 설계 문제로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인포그래픽 2  전체 공격 추정과 특정 회로 개선은 직접 나눌 수 없습니다  |  출처 [1][3][4]


정확히 말하면 비트코인에서는 거래내용의 암호를 푸는 문제가 아니라, 공개키로부터 개인키를 알아내 전자서명의 신뢰를 위협하는 문제입니다. 모든 지갑이 한꺼번에 해독된다는 뜻과는 다릅니다. [4]



26일을 17로 나누면 안 되는 이유



이번 연구를 소개하는 X 게시물에는 17배 적은 게이트라는 숫자가 등장합니다. 그러면 26일을 17로 나눠 약 1.5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연구의 숫자는 그렇게 연결할 수 없습니다.


Claude의 약 17배 개선은 큐비트를 특히 적게 쓰도록 설계된 특정 기존 회로와의 비교입니다. 모든 기존 설계보다 17배 빨라졌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1]


점 덧셈 회로

Toffoli 게이트

논리 큐비트

Luo 기존 설계

70M

838

Claude divsteps 설계

4.0M

935

Schrottenloher 기존 설계

1.9M

1,446

출처: 논문 Table S3. M은 백만 개를 뜻합니다. 이 표는 점 덧셈 회로의 비교이며, 전체 공격시간 비교가 아닙니다. [1]


새 회로는 무조건 더 빠른 정답이라기보다 큐비트를 아끼는 대신 계산 단계를 더 사용하는 새로운 선택지입니다. IonQ 역시 이미 알고리즘을 최적화했습니다. 점 덧셈과 관련된 테이블 조회 등을 합쳐 전체 공격의 약 39M 게이트를 산출하므로, Claude의 회로 하나와 IonQ의 전체 계산을 같은 단위처럼 비교하면 안 됩니다. [3]


확인된 사실은 새로운 회로 개선입니다. 달력상의 해독 시점이 얼마나 당겨지는지는 아직 별도의 검증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그래도 이 논문이 중요한 이유



저는 이 연구의 중요성이 17배라는 숫자보다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자컴퓨터의 발전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큐비트 수와 오류율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실제 필요한 계산량도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공장을 두 배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생산공정을 바꾸니 기존 규모로도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계를 조금 덜 쓰는 대신 작업시간을 늘리는 편이 현실적인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AI는 이런 선택지를 더 빠르고 폭넓게 탐색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 최적화는 이번에 처음 등장한 일이 아닙니다. IonQ의 9월 연구도 알고리즘·컴파일러·오류보정·하드웨어를 함께 최적화한 결과였습니다. 새로운 질문은 연구자들의 설계와 최적화에 AI가 본격적으로 참여한다면 개선속도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입니다. [4]


제 해석은 이렇습니다. Q-Day를 예측할 때 하드웨어 로드맵만 살펴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하드웨어에서 실행할 알고리즘도 계속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가 Q-Day의 날짜를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그 날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어는 Q-Day가 발표된 뒤 시작할 수 없습니다



이제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언제 암호가 깨질까만큼 중요한 질문은 새로운 보안체계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까입니다.


은행·병원·정부기관의 암호체계는 앱 하나 업데이트하듯 바꿀 수 없습니다. 어떤 시스템에서 어떤 암호를 쓰고 있는지 파악하고, 공급업체와 호환성을 확인하고,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서 전환해야 합니다.


NIST가 이미 PQC 표준을 마련하고 전환 준비를 권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암호화된 정보를 지금 수집했다가 미래에 해독하는 Harvest Now, Decrypt Later 위험은 장기간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데이터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이는 비트코인 전자서명 공격과는 구분되는 기밀성의 문제입니다. [6][7]




PQC와 QKD 그리고 Zero Trust의 역할



인포그래픽 3  암호 교체와 키 분배 및 접근통제의 역할  |  출처 [5–8]


PQC는 양자컴퓨터를 설치해야 사용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기존 컴퓨팅 환경에서 사용하는 새로운 암호 알고리즘이며, NIST는 키 설정과 전자서명을 위한 표준을 마련했습니다. [6]


QKD는 적용할 통신환경과 장비 조건을 따져야 합니다. 상대방 인증과 단말 보안까지 자동으로 해결하지 않으며, 비트코인의 전자서명을 바꾸는 기술도 아닙니다. NSA는 기술적 한계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가안보시스템에서 QKD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모든 조직에 PQC와 QKD가 반드시 함께 필요하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8]


Zero Trust 역시 깨진 암호를 복구해 주지는 않습니다. 대신 필요한 통신만 허용해 피해가 번지는 범위를 줄입니다. 핵심은 특정 기술 하나로 모든 위험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암호·통신·접근통제를 각각의 역할에 맞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5]




이 흐름에서 IonQ의 Elisity 인수 추진을 보면



IonQ는 10월 12일, Zero Trust 보안기업 Elisity를 최대 $1.3B의 전액 주식거래로 인수하는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발표 기준으로는 인수 완료가 아니라 규제승인 등을 거쳐 4분기 거래 종료를 예상하는 단계입니다. [5]


회사가 제시한 방향은 IonQ의 PQC·QKD 역량을 Elisity의 기업용 보안 플랫폼과 결합하는 것입니다. Elisity는 사용자·기기·워크로드·AI Agent의 신원과 위험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접근만 허용하고, 공격의 내부 확산을 제한하는 정책을 적용합니다. [5]


저는 이 인수 추진을 미래의 양자 위협을 현재 기업의 보안 운영과 연결하려는 시도로 봅니다. 기업은 Q-Day만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도 계정 탈취와 기기 침입을 막아야 하고, 동시에 미래에 취약해질 암호를 교체해야 합니다.


Elisity의 고객 접점과 정책 적용 역량을 활용한다면, IonQ는 양자보안을 연구나 장비의 영역에만 두지 않고 기업의 실제 보안 운영으로 확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회사가 발표한 교차판매와 통합제품 개발 방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5]


다만 전략적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과 사업 성공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인수 완료, 제품 통합, 고객 채택, 매출과 수익성으로 이어지는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 Claude 논문 때문에 Elisity 인수가 추진됐다고 볼 근거도 없습니다. 두 사건은 직접적인 인과관계보다 양자 시대를 준비하는 산업의 같은 흐름에서 읽는 것이 적절합니다.




Q-Day의 날짜보다 먼저 바뀌어야 할 생각



이번 논문은 비트코인을 해독하지 않았습니다. IonQ의 26일을 1.5일로 바꾸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양자컴퓨팅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줍니다.


더 많은 큐비트를 만드는 연구만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더 적은 큐비트로 계산하는 방법, 더 적은 게이트로 끝내는 방법, 오류보정과 실행구조를 함께 바꾸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AI가 그 설계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 충분히 큰 양자컴퓨터가 없으니 기다려도 된다는 생각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Q-Day가 언제인지 정확히 모른다는 사실은 준비를 미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전환에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해 준비해야 한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Q-Day를 바라볼 때 확인해야 할 시계는 이제 두 개입니다. 하나는 발전하는 양자 하드웨어이고, 다른 하나는 AI의 도움을 받아 계속 개선되는 알고리즘입니다.


그리고 방어하는 쪽의 시간도, 지금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관련동영상을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참고자료

[1] Harvard·Anthropic·QuEra 연구 논문

Discovering state-of-the-art quantum circuits with large language models원문 보기

[2] Anthropic 연구 해설

Designing more efficient quantum circuits with Claude원문 보기

[3] IonQ 연구 논문

Computing 256-bit elliptic curve discrete logarithms in 26 days원문 보기

[4] IonQ 공식 해설

256비트 타원곡선 전자서명 공격의 설계와 자원 추정원문 보기

[5] IonQ 인수 계약 발표

IonQ to Acquire Elisity to Accelerate Zero Trust for the Quantum Era원문 보기

[6] NIST 양자내성암호 안내

What Is Post-Quantum Cryptography?원문 보기

[7] NIST 전환 가이드

Migration to Post-Quantum Cryptography원문 보기

[8] NSA QKD 관련 입장

Quantum Key Distribution and Quantum Cryptography원문 보기

본 글은 공개된 연구와 기업 발표를 바탕으로 한 기술·산업 해설입니다. 자원 추정은 실제 하드웨어에서의 암호 해독 실증과 다르며, 기업 전략에 관한 해석은 필자의 견해입니다.

 
 
 

Comments


bottom of page